Lock On: Flaming Cliffs Review

안녕하세요. 에이스알파를 통해 비행 시뮬레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오랜만에 뵙게 된 이경준입니다. 금번에 리뷰 할 타이틀은 2003년 11월에 나왔던 “Lock On: Modern Air combat”의 비공식 애드온인 “Lock On: Flaming Cliffs”입니다.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원 개발사인 Eagle Dynamics가 만들었기에 기체, 시너리, 미션 등 특정 분야에만 국한된 모드가 아니고 원작의 자체의 Version을 1.02에서 1.1로 변경시킵니다. 공식-비공식, 애드온-확장팩 등으로의 구분에 좀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최근 약 50메가짜리 패치까지 나와서 1.11 Version이 최종입니다. 원작의 판권을 쥔 Ubisoft가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전통을 가진 Flanker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타이틀이라고 하겠습니다.

1. 개요

수년간 현대적인 제트전투기를 다룬 비행 시뮬레이션의 흐름은 실제 전투기 시장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F-4 Phantom 이후 서구를 대표하는 전투기는 실용성과 양산대수에서 F-16 Falcon이고, MiG-21 이후 동구권의 선두주자는 Su-27 Flanker임에 대부분 동감하실 것입니다. 비행 시뮬레이션에서도 Falcon 시리즈와 Flanker 시리즈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온라인 및 콘솔 게임에 밀려 사라져가는 PC 패키지게임 시장을 보면, 그래도 위의 두 시리즈와 IL-2 시리즈 및 FS 시리즈가 비행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F-14, 15, 16, 18에 빠져 자만하던 서구에 Su-27과 MiG-29의 등장은 충격이자 위협이었습니다. PC 비행 시뮬레이션 세계에서도 “Falcon 4.0”(이하 F4) 발매 10개월 후 “Flanker 2.0”(이하 F2.0)의 등장은 현실과 비견할 만합니다. MicroProse의 몰락으로 F4는 후속작도 없이 커뮤니티가 지원하는 모드로 연명한 반면에 F2.0은 SSI의 소멸에도 불구하고 IL-2 시리즈의 성공과 더불어 “Lock On: Modern Air Combat”(이하 LOMAC)이라는 공식적인 후속작이 이어집니다. 큰 기대를 모았던 LOMAC은 전작보다 발전된 게임플레이와 탁월한 현실감에도 초기에 최적화 문제로 고전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지원과 PC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입지를 굳혔다고 봅니다. 현대 제트전투기를 다룬 최신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최근에 나온 “Falcon 4.0: Allied Force”(이하 F4AF)도 완전한 후속작의 대우를 못 받는 것을 보면 LOMAC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LOMAC이 발매는 ’03년 11월, 1.01 패치가 ’04년 1월, 1.02 패치는 04. 6월로 일단락이 지어졌습니다. 커뮤니티는 성장했지만, Ubisoft의 지원은 사라졌습니다. 이에 개발사인 Eagle Dynamics는 LOMAC의 위상 유지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독특한 타이틀을 내기에 이르는데, 이 타으틀이 바로 기존 유통사를 배제한 채 다운로드로 구매하는 ’05년 4월 데뷰한 “Lock On: Flaming Cliffs”(이하 LOFC)라는 비공식 애드온입니다. 초기 LOFC의 판매는 전자상거래의 미숙과 스타포스의 제약으로 부진했는데, 이후 일부 CD버전이 풀리고 ’05년 6월말에는 미국 시장에 Evolved Games 통해 LOMAC과 LOFC를 합친 “Lock On Gold”(이하 LOG)라는 정식 패키지도 여러 해프닝을 극복하고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난관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LOMAC 1.01판 재발매 및 LOFC 패키지가 시판되고 있습니다. LOFC만의 어엿한 종이박스 패키지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F4AF, LOFC의 스크린샷입니다.

2. 패키지 및 설치

LOFC의 패키지는 LOMAC 1.01판 및 오래된 LOMAC 최초 패키지와 사이즈가 동일합니다. 같은 구조의 박스에 매뉴얼도 제판이 같습니다. 함께 모아놓으면 시리즈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매뉴얼은 속지가 아트지는 아니지만 일부 컬러인쇄로 알차게 만들어졌고 번역이나 오타 등에서 흠잡을 곳이 별로 없습니다. 스타포스로 인해 ODD에 넣어야만 실행이 됩니다. 여타 애드온이 없는 LOMAC의 새 설치와 1.02 패치를 필수로 하는 LOFC의 설치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단, 이전 LOMAC의 바탕화면 및 시작메뉴의 바로가기들을 유저가 직접 삭제해야 합니다. 시작메뉴 등은 삭제해도 레지스트리에 남아있으니 Regedit도 실행해 모두 지워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식사이트(www.lockon.ru)에서 1.11 패치를 다운받아 설치하면 인스톨은 끝납니다. 공식사이트에서 Ka-50 헬리콥터 주제의 애드온 “Lock On: Black Shark”(이하 LOBS)가 ’06년 3월 예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빨리 정발까지 되기를 바랍니다. 부가적으로 일정 수준과 하드웨어와의 호환성이 겸비된 PC용 비행 시뮬레이션의 주요 시리즈를 필자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크린샷은 FS2004, LOFC, F4AF, SFP1, WOV의 차례입니다.

구분	타이틀	구입	상황	비고
민항기	FS2004(FS9) 1)	정발	FS2006 발매 지연	최강 커뮤니티, 최강 애드온 보유
현대 전투기	LOMAC+LOFC	정발	LOBS 개발 중	틈새시장 공략으로 성장 중
	F4+F4AF	정발 (F4AF: 정발 예정)	F4AF 호평	최강 커뮤니티, 차기작 발매 난항
	SFP1+WOV 2)	해외	1차 대전 주제작 개발 중	커뮤니티 성장세, 애드온 다수 보유
2차 대전	IL2FB+ACE+PF 3)	정발 (ACE: 해외)	BoB 주제작 개발 중	게임엔진 노후화로 차기작 기대
	CFS3 4)	정발	차기작 발매 지연	시리즈 중단 우려
헬리콥터	EECH+AH 5)	정발	개발사 코드 공개	코드 공개로 커뮤니티 재활성화
1차 대전	RB3D+FCJ 6)	정발(FCJ: 해외)	FCJ2 개발 중	RB3D 구입 곤란

1) Microsoft의 대표적인 민항 시뮬레이션 “Flight Simulator 2004: A Century of Flight”(이하 FS2004)

2) Third Wire의 60~70년대 제트전투기를 주제로 한 “Strike Fighters: Project 1”(이하 SFP1), “Wings Over Vietnam”(이하 WOV)

3) 1C의 2차 대전 주제 “IL-2 Sturmovik: Forgotten Battles”(이하 IL2FB), “IL2FB-ACE”(이하 ACE), “Pacific Fighters”(이하PF)

4) Microsoft의 2차 대전 주제 “Combat Flight Simulator 3: Battle for Europe”(이하 CFS3)

5) Razorworks의 헬리콥터 주제 “Enemy Engaged: RAH-66 Comanche vs. Ka-52 Hokum” (이하EECH), “Apache Havoc”(이하 AH)

6) Dynamix의 1차 대전 주제 “Red Baron 3D”, The Promised Land의 원작을 보강한 “Red Baron 3D: Full Canvas Jacket”(이하 FCJ)

3. 그래픽 및 사운드

LOMAC의 가장 큰 역량 중 하나는 그래픽입니다. 역설적으로 성장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도 그래픽이었습니다.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운 여타 타이틀들을 무색하게 만든 기체 및 시너리의 디테일, 다양한 오브젝트, 화려한 효과 등은 나온 지 만2년 된 지금에도 일류입니다. 그러나 데뷰 당시 P4 2.4A, 1G RD램, Ti4600의 시스템 정도에서도 좌절감을 느끼게 했던 요구사양은 여러 유저를 만족시키는데 실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 차례 패치 후에도 현재의 P4 3.4C, 2G 램, 6800GT의 시스템에서 신나게 돌아가지 않으니 향후 그래픽 부분의 최적화는 항상 과제로 남는다고 하겠습니다. LOFC는 이 문제에 있어서 다소 개선이 있습니다. 디테일이 보강됐음에도 보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느낌으로 LOMAC 1.02보다 LOFC 1.11로 사용함이 더 좋다고 하겠습니다.

LOMAC 시리즈 그래픽의 백미는 제트엔진의 배기열로 인한 아지랑이와 저공비행 시 지면이나 수면이 받는 충격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패스비가 낮은 전투기 엔진의 Blur 효과는 실감을 배가시킵니다. 콘솔 외 PC에서 이를 제대로 표현한 경우는 없습니다. 랠리 게임에서 엄청난 흙먼지가 절대적인 것처럼 이런 탁월한 효과들은 역동적인 전투기 시뮬레이션에 정말로 부합되는 것들입니다. 하드웨어는 발전하니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훌륭한 프랜차이즈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LOFC의 사운드는 크게 발전된 점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외부조망에서 기체를 패닝할 때 방향에 따라 엔진 소리가 사라지는 현상은 여전히 불만입니다. 사운드의 수준은 평균치를 충분히 넘지만 그래픽이 워낙 두드러지다 보니 돋보이지는 못합니다. 해상도와 옵션을 잘 맞추어 유저가 원하는 효과를 중심으로 타협하면 사양 때문에 LOFC를 멀리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론 물론 VGA가 중요하지만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CPU 사양과 메모리의 양에도 민감합니다. 특히 LOFC의 경우 1G의 램으론 부족하다 여겨질 때가 가끔 있어 시스템의 메모리를 2G 근처로 높이는 것도 좋은 효과를 볼 것입니다. 그리고 조언을 드린다면 고옵션 저해상도보다 중간옵션 고해상도가 좋다는 것입니다. LCD 모니터는 최적(최고)해상도로 옵션을 조절함이 좋겠습니다.

필자는 2년 전에 현재의 시스템을 조립했는데 CPU와 VGA의 중간 업그레이드로 만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필자의 원칙이 있다면 보드는 신형으로 고급품을 고르고, 가능한 최저가격 CPU를 쓰다가 중간에 최고 클럭 CPU가 값이 내리면 업그레이드하며, VGA는 하나씩 건너뛴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ATi계열에서는 모르겠으나 nVIDIA 계열에서는 맞습니다. 상위모델 기준 지포스3-지포스3Ti-지포스4-FX5900-6800-7800의 계보를 보면 지포스3Ti500과 FX5900은 상대적으로 전성기가 짧았습니다. 아래는 필자의 시스템 사양과 LOFC의 효과와 관련된 스크린샷들입니다.

구분	타이틀	비고
CPU / 메인보드 / 메모리	인텔 P4 3.4C / 아수스P4C800디럭스 / 삼성PC3200 512MB*4	배틀필드 2 때문에 램 2G로 업그레이드
VGA / 모니터	게인워드 6800GT / LG L2012P (20.1인치 1600*1200)	VGA 400/1100으로 오버클럭
케이스 / 파워	GMC X-21 트리니티 / 시소닉 430W	3개의 HDD별 개별 부팅 가능
HDD / ODD	시게이트 S-ATA 120G*3 / LG DVD 콤보, 멀티
사운드 / 스피커 / LAN	크리에이티브 오디지2 / 로지텍 Z-640 / 3COM 랜카드
게임 컨트롤러	사이드와인더 포스 피드백 2, 로지텍 럼블패드

4. 게임플레이

LOMAC과 LOFC의 비교에서 바뀐 점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를 하나하나 살펴보지는 못합니다. 솔직히 직장인으로서 다양한 게임들을 완전히 익힐 여유가 없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는 모른다는 전제는 리뷰어로서의 도리는 아니지만, LOFC를 평가하고 가치를 알아보는 일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필자는 비행, 레이싱, 1인칭 슈터 등 직접 조작하는 시뮬레이션을 좋아합니다. 전략, RPG, 3인칭 액션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그리고 멀티플레이나 온라인게임은 거의 하지 안습니다. 콘솔들은 다 치우고 XBOX 360 정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스트는 FS2004이고 애드온들로 인해 설치된 상태가 60G를 넘습니다.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LOMAC과 LOFC는 갈수록 재미가 더해져 여타 게임들과 다릅니다. 주종목이 아니라 분석은 부족해도 주제인 소개 및 평가와 관련해서는 도움을 드릴 수는 있다고 여깁니다. 게임플레이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LOMAC 1.02과 LOFC 1.11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의 안정성에 있습니다. 각자의 시스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게임 중 윈도우 튕기거나 재부팅 되고, FPS가 갑자기 떨어지며, 옵션 설정에 따라 민감하던 부분들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본론인 게임플레이로 돌아와 LOMAC과 LOFC를 놓고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Su-25T의 추가입니다. 범용적 공격기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활약했던 Su-25 초기형에서 기갑 공격력과 유도무기 사용능력이 배가된 개량형 Su-25T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제공전투기에 초점을 맞추는 분들은 부분적 개선에 실망할지도 모르나 Su-25T의 의미는 큽니다. 단순한 기체의 추가를 넘어 게임의 영역이 넓어졌습니다. 필자의 관점으론 LOMAC에서 Su-27>Su-33>F-15>MiG-29>A-10>Su-25 순으로 중요도가 주어졌다면 LOFC에서는 Su-25T>Su-27>A-10>Su-25>F-15>Su-33>MiG-29 순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상 오브젝트 묘사의 강화와 공대지 무장과 관련한 개선점을 통해 게임플레이 자체가 공대지영역을 중심으로 크게 보강 됐습니다. 이는 저고도, 저속을 중심으로 한 LOBS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도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전의 공대공 전투의 변화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세부적인 면까지 실제감을 늘리기 위한 변화가 보입니다. 눈에 잘 띄는 HUD화면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AWACS와의 인터랙션에 이르기까지 시뮬레이션의 심도가 더 깊어졌습니다. 조종사 개인의 역량에서 전술통제의 시스템으로 그 비중이 넘어가는 현대전이 잘 재현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미션도 늘었고, 운용할 수 있는 무장도 다양해져 큰 만족감이 있습니다. 비행모델의 개선도 여러 포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추가된 것 중 최고는 Su-27T의 하방사격이 가능한 건포드가 주는 재미입니다. A-10의 30mm 개틀링포와는 다른 만족이 있습니다. 수투카의 37mm 포로 전차를 잡는 쾌감의 현대화입니다. 비약일지는 모르나 Il-2라는 걸출한 공격기를 만들었던 러시아의 자부심이 배어있는 느낌입니다. 사실 Su-27의 성능은 미국의 주력기들을 압도했지만 Su-27이 더 나중에 나왔기에 시대적으로 절대적인 우월성을 보여준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앙의 유체역학연구소에서 미국 주력기들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아웃라인을 개별 설계국에게 주어 Su-27과 MiG-29가 탄생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Su-27을 보면 F-14의 후부 동체 및 랜딩기어 수납부, F-15의 전부 및 중앙동체, F-16의 블렌디드 윙 바디, F-18의 전연 스트레이크 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혼재되어 있음이 느껴집니다. 반면에 Su-25는 이미 양산이 중단된 A-10의 개념 카피를 넘어서 지금도 양산과 개량이 진행 중이며, 고기동이 가능한 기체로 특유한 무장과 더불어 고유성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T-34 탱크, AK소총, An-124 등에서 와닫는 러시아만의 미적감각과 기술이 Su-27보다는 Su-25에서 더 강하게 표출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입니다. Flanker와 IL-2 시리즈로 이어져 온 러시아 비행 시뮬레이션의 계보가 LOFC의 Su-25T를 통해 잘 융화되고 있습니다. 스크린샷은 Su-25T 입니다.

5. 가치 및 선호도

부족하나 LOFC의 그래픽, 사운드, 게임플레이에 관해 짚어봤습니다. 이번에는 LOFC가 가지는 가치는 어떨까 살펴보겠습니다. 미리 결론부터 말하면 LOMAC의 유저라면 LOFC는 필수적이고 그 자체의 가치도 크다는 것입니다. LOFC는 틈새시장을 노린 애드온 정도를 넘어, 원작의 영역과 깊이를 함께 증가시키는 훌륭한 타이틀입니다. F4 유저들이라면 원 개발자 없이 서드파티의 애드온과 패치를 적용하는 일이 무척 고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실 것입니다. Ubisoft의 무관심에도 Eagle Dynamics가 LOFC나 LOBS를 통해 Flanker 시리즈를 발전시켜 가는 바는 무척 고무적입니다. 실제 항공산업에서 러시아를 결코 배제할 수 없는 것처럼 비행 시뮬레이션에서도 그들의 저력은 대단합니다. 이전의 러시아 비행기들은 못생기고 투박했으며 목적 외 부가적인 것이 없어 매력이 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기체들은 세련된 외형에 넘치는 성능을 지녀 강한 호감을 줍니다. 전대미문의 추력대중량비, 실용적으로 접목된 애비오닉스, 독창적인 무장 등 러시아의 매력을 실컷 느끼게 해주는 LOFC는 비행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소중한 타이틀이라고 자신합니다.

필자는 F4보다 FS2004를 훨씬 좋아합니다.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민항기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논외로 해도 무척이나 어려웠던 F4의 입문과정이 유도무기를 주로 하는 현대의 전투기 주제의 시뮬레이션들에 대한 거리감을 은연 중에 심어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프로펠러 전투기 위주의 IL-2 시리즈, 제트전투기라도 “European Air War”(이하 EAW)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SFP1 정도를 자주 다뤘습니다. 이런 거리감은 F4의 각종 패치 및 애드온들이 주는 불편함으로 가중됐는데 이는 F4AF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해결된 상황입니다. LOMAC을 처음 대할 때도 경우도 F2.0의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시스템과의 불안정성 등에 대한 실망이 전제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불안정성과 더불어 고사양을 요구했던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패치들이 주는 안정감과 활발한 커뮤니티를 통해 F4보다는 자주 접하게 됐고, 의외로 쉽게 이루어진 LOFC와의 결합은 앞서의 부정적인 거리감을 사라지게 합니다. 아래 스크린샷 중 비겐은 FS2004의 것입니다.

6. 맺음말

필자의 게임 취향에 관한 이야기가 앞에서 잠깐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사적인 의견을 잠깐 언급하고 부족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PC게임의 장르는 전략과 롤플레잉입니다. 상대적으로 비행 시뮬레이션이나 전문적인 레이싱은 인기가 적습니다. 롤플레잉 요소가 가미된 1인칭 슈터나 3인칭 액션이 그 중간에 있습니다. 지휘관이나 신이 되어 통제하는 3인칭시점이 한 구성원으로서 무언가를 조작하는 1인칭시점보다 대중적입니다. 외국도 비슷하지만 미국에서는 비행 시뮬레이션, 유럽에서는 레이싱 장르가 우리나라보다는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동서양의 차이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동양은 징병제가 절대적이고 서양은 징병제 가운데 모병제가 동양보다 비중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양자간의 게임취향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즉, 농민이었던 징집병 가운데 장수의 역할이 막대했던 집단과 프로페셔날 개념의 직업군인 집단을 비교해 지휘하는 입장에서의 게이밍과 전문적인 구성원 노릇의 게이밍과의 관계에 적용하면 연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2차 대전에서도 영국군과 독일군에게 지휘관이 가지는 절대성은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중간에 지휘계통이 무너지고 상황이 바뀌어도 개별 대원들이 의외로 끈질기게 임무를 수행하려 한 영국 코만도들의 일화 등이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민주주의와 모병제의 전통이 강한 영미 쪽에서는 1인칭 시점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온라인과 콘솔에 밀려 PC 패키지 게임이 퇴조하는 세계적인 추세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그 속도가 더 빠르기만 합니다. 비행 시뮬레이션이 상업적으로 온라인 게임으로서 번성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콘솔에서는 제대로 된 재현이 어렵습니다. 결국 시장의 주류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PC로 비행을 즐기자면 비용도 많이 듭니다. 모니터와 PC 사양도 좋아야 하고, 조이스틱 등도 필요합니다. 정발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해외주문을 할 일도 많습니다. 상용 애드온의 가격도 상당합니다. 어느 면을 봐도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아니고, 개발 및 유통사들이 함부로 뛰어들 곳이 아닙니다. 결국 이 분야의 생존과 발전은 소수의 유저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이런 견지에서 금번 LOFC의 정발은 업체와 커뮤니티 모두에게 큰 의미를 지닙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개발 및 유통사와 이를 격려하는 유저들이 있는 한 훌륭한 타이틀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낙관합니다. 비행 시뮬레이션의 장점은 많습니다. 평생 즐길 수 있고, 영어도 많이 배웁니다. PC 하드웨어에 관한 실력도 늘고, 오락성이 적은 만큼 공허감이나 부작용도 적습니다. LOFC에 대한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F4AF의 정발에 대한 많은 격려 부탁 드립니다. 부족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